- 이 현장은 왕복 10차선 대로변이라 아무 작업을 안 해도 배경소음이 60데시벨입니다. 생활소음 규제기준은 65데시벨이고, 굴착기 엔진만 켜도 그 선에 닿습니다.
- 그래도 신고가 들어오면 처분은 나갑니다. 과태료와 함께 5일간 작업시간·소음도 제한이 떨어졌습니다.
- 감리가 할 일은 배경소음을 먼저 재 두고, 계측을 이어 가고, 감리 명의 공문으로 대책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지난 편에서
2화에서 단장의 보고가 이렇게 끝났다고 적었습니다. 「공사 내내 이쪽 민원인이 문제가 될 것 같긴 합니다.」
6월 1일, 캐노피와 지상부 건물 압쇄해체가 시작됐습니다. 그날부터 해체공사 소음이 이 현장의 주제가 됩니다.
6월 1일 — 해체공사 소음 민원인이 굴착기 앞에 드러누웠습니다
해체공사 소음은 압쇄가 시작되자마자 왔습니다. 아침에 소음 민원이 한 번 있었습니다. 현장소장이 사정을 설명해 넘어갔습니다. 오후에 다시 왔습니다. 이번에는 의자를 던지며 항의했습니다.
그리고 굴착기 앞에 드러누웠습니다. 압쇄가 멈췄습니다.
회피가 아닙니다. 응대 주체는 시공사라는 것을 행동으로 정리한 겁니다. 2화에서 정한 원칙 그대로입니다.
그날 저녁 본부의 판단도 같았습니다. 「민원 응대는 시공사가 주관해야 한다고 초장에 정리하는 게 낫다. 감리가 직접 대응해 봐야 잡음만 커진다」
그런데 해체공사 소음의 진짜 문제는 데시벨이었습니다
같은 날 저녁, 단장이 숫자를 하나 올렸습니다. 이 편의 전부가 이 숫자에 들어 있습니다.
이 현장은 왕복 10차선 대로와 면해 있습니다. 교통소음만으로 배경소음이 이미 60데시벨대입니다. 기준을 지킬 수 없는 입지라는 뜻입니다.
같은 날 민원인은 다른 것도 알게 됐습니다. 소음 민원을 세 번 넣으면 공사가 중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6월 2일 — 행정처분이 떨어졌습니다
해체공사 소음 신고가 전날 접수돼 구청 환경위생과 주무관이 현장에 왔습니다. 민원인 부지에서 데시벨을 직접 쟀습니다.
| 구청의 판단 | 내용 |
|---|---|
| 배경소음 | 60데시벨인 것은 인정 |
| 그래도 | 규제기준 65데시벨을 넘었으므로 규정 위반 |
| 처분 ① | 공사업체에 과태료 |
| 처분 ② | 5일간 오전 9시 ~ 낮 12시, 70데시벨을 넘지 않는 선에서만 작업 |
①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주민의 조용하고 평온한 생활환경을 유지하기 위하여 사업장 및 공사장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ㆍ진동을 규제하여야 한다. ②제1항에 따른 생활소음ㆍ진동의 규제대상 및 규제기준은 부령으로 정한다.
규제기준을 초과해 소음을 발생시킨 자에게는 같은 법 제60조 제3항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보고에는 「벌금」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조문상으로는 과태료입니다.
단장의 보고에는 이런 문장도 있었습니다. 「압쇄 작업 시에 아무리 해도 기준치를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건 구청 주무관도 알고 있더라.」 그래도 처분은 나갑니다. 신고가 들어왔고 기준을 넘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이해와 처분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때, 감리는
해체공사 소음 처분으로 작업시간이 하루 세 시간으로 줄었습니다. 그 5일 동안 저희가 한 일입니다.
하나. 소음을 계속 쟀습니다. 「소음 민원으로 지속적 소음 계측하며 감리하고 있습니다」 — 한 번 재고 끝내면 아무 힘이 없습니다. 계측을 이어 가고 감리일지에 남기는 것이 나중에 유일한 근거가 됩니다.
둘. 어디서 재는지를 나눠 봤습니다. 현장 안에서는 75데시벨을 훌쩍 넘습니다. 그런데 에어방음벽 뒤, 인접 주택 키높이에서 5분 평균으로 재면 65데시벨 아래로도 나옵니다. 다만 2층 이상이면 다시 올라가고, 작업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숫자 하나로 말하지 않고 측정 위치와 높이와 평균 시간을 같이 적는 이유입니다.
셋. 감리 명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구두 지시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시공사와 하도급업체 앞으로 소음 적극 대응을 요구하는 공문을 정식으로 발송했습니다. 6월 8일에 송부를 마쳤습니다.
이 공문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합니다. 시공사에 대책을 요구하는 것, 그리고 감리가 무엇을 요구했는지를 날짜와 함께 남기는 것입니다. 단장의 표현으로는 「감리 책임에 대해 방어해 놓는」 일입니다.
넷. 공정을 다시 짜게 했습니다. 작업시간이 하루 세 시간으로 줄면 공정표가 그대로일 수 없습니다. 처분은 시공사가 받지만 공기 관리는 같이 집니다. 실제로 이 주에는 「최대한 살살 작업해서 5일 정도」로 다시 잡았습니다.
다섯. 효과가 크지 않은 대책도 기록했습니다. 시공사가 민원인 대지 경계에 에어방음벽을 설치했습니다. 단장의 평은 솔직했습니다. 「실제적 소음 감소 효과가 크진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도 보이려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했다»는 기록은 남습니다.
보상 요구는 어떻게 봐야 하나
해체공사 소음이 길어지면서 민원인이 보상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적지 않겠습니다.
다만 하나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요구가 그대로 관철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시공사가 들어주지 않고, 들어줄 근거도 마땅치 않습니다. 시공사 현장소장의 입장도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쪽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민원은 남고 분쟁은 커집니다. 그 사이에 공사는 멈춰 있고, 행정처분은 실제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런 국면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적절한 협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남은 것
해체공사 소음 처분 기간인 6월 5일까지 하루 세 시간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토요일에 마무리하자는 요청도 있었지만, 인접 아파트 단지에서 민원이 또 들어올 수 있어 월요일로 미뤘습니다. 민원 하나가 공정 하나를 통째로 옮깁니다.
6월 8일 에어방음벽을 세우고 고철을 반출하면서 이 국면은 일단락됐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지상 1층 슬래브와 지하 유류탱크로 내려갑니다.
6월 17일 아침, 지하가 없다던 사무동 슬래브를 뜯자 그 아래에서 콘크리트 구조물이 나옵니다. 흙막이 범위가 달라진다는 뜻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해체공사 소음 기준을 못 지키는 현장이라면
해체공사 소음 기준을 지킬 수 없는 입지가 실제로 있습니다. 그럴 때 저희가 지키는 순서입니다.
| 할 것 | 왜 |
|---|---|
| 배경소음을 먼저 재 둔다 | 기준을 못 지키는 입지라면, 그 사실 자체가 유일한 근거입니다 |
| 계측을 이어 가고 감리일지에 남긴다 | 한 번 재고 끝내면 아무 힘이 없습니다 |
| 측정 위치·높이·평균 시간을 같이 적는다 | 같은 현장도 어디서 재느냐에 따라 숫자가 갈립니다 |
| 감리 명의 공문으로 요구한다 | 구두 지시는 사고 뒤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
| 효과가 작은 대책도 했다는 기록을 남긴다 | 대책을 요구했고 이행됐다는 사실이 남습니다 |
덧붙이면 이 현장의 해체계획서도 저희가 쓴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감리자로 지정받았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감리일지 ⑤] 해체공사 지하매설물 발견에 있습니다 — 도면에 없던 지하구조물이 나오자 흙막이 범위가 늘어났고, 변경신고냐 재심의냐로 갈렸습니다.
저희는 해체계획서를 직접 쓰고 검토하는 건축구조기술사 사무소이자 안전진단전문기관입니다. 그래서 다른 곳이 작성한 계획서를 들고 현장에 서도 어긋나는 지점이 먼저 보입니다. 해체계획서 작성·검토와 해체감리를 함께 맡고 있습니다. 공사개요와 도면을 보내주시면 상담이 훨씬 빠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