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 응시자격 완화, 저희는 찬성합니다 — 지킬 것은 문턱이 아니라 현장입니다

이선빈이선빈 · 으뜸안전기술 대표이사“우리가 안전한 현장을 만든다”
이 글의 핵심
  • 올해 처음으로 60대 이상 건설기술인이 40대보다 많아졌습니다. 기술사 서명을 요구하는 제도는 느는데, 서명할 사람은 줄고 있습니다.
  • 고용노동부가 기술사 응시자격 경력을 2~4년 단축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기사 취득 후 4년→2년). 다만 아직 공포되지 않았습니다.
  • 저희는 기술사사무소라 손해를 보지만 찬성합니다. 지킬 것은 문턱이 아니라 현장이고, 진입을 막아 지킨 전문성은 그 세대와 함께 끝나기 때문입니다.
구조계산서를 검토하는 기술사 — 기술사 응시자격이 지켜야 할 것은 서명란입니다
기술사의 무게는 문턱이 아니라 서명란에 있습니다.

올해, 60대가 40대보다 많아졌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 바뀌지 않았습니다.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마쳤을 뿐 공포 전이고, 지금 원서를 넣는다면 기사 취득 후 4년입니다. 그런데도 저희가 이 개정에 찬성하는 이유를,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지표수치
건설기술인 평균 연령52.2세
50대 이상 비중59.9% (43만 9천 명)
60대 이상27만 7천 명
40대25만 8천 명

근거: 한국건설기술인협회 등록 건설기술인 통계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현장 기술인력 변화 동향과 확보 방안」(2025)

올해 처음으로 60대 이상이 40대보다 많아졌습니다. 2001년부터 2025년 사이 60대 이상 비중은 21.5%p 늘었고, 30대는 16.0%p 줄었습니다. 피라미드가 뒤집힌 정도가 아니라, 아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술사의 서명을 요구하는 제도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가설구조물 구조안전성 확인, 안전보건대장 적정성 확인, 교육시설안전성평가, 안전보건조정자 선임 — 모두 기술사급 자격을 전제로 합니다. 요구는 늘고, 그 요구를 감당할 사람은 줄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생기는 일

가설구조물 구조안전성 확인은 시공사에 고용되지 않은 외부 기술사만 할 수 있습니다. 착공 일정은 잡혀 있는데 확인해 줄 기술사를 못 구해 공정이 밀리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이건 안전이 강화된 결과가 아니라, 자격의 희소성이 만든 병목입니다.

기술사 응시자격, 무엇이 바뀌나요

고용노동부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기술사 응시자격, 곧 시험을 볼 수 있는 경력 요건을 경로별로 2~4년씩 줄이는 내용입니다.

응시 경로현행개정안
기사 취득 후4년2년
산업기사 취득 후5년3년
기능사 취득 후7년5년
관련학과 대졸 후6년3년
자격 없이 실무만9년7년

근거: 고용노동부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2026년 4월 15일~5월 26일)

다만 아직 공포되지 않았습니다. 입법예고는 5월 26일에 끝났지만 이 글을 쓰는 2026년 8월 기준으로 시행령은 그대로입니다. 지금 기술사 응시자격은 현행 기준, 곧 기사 취득 후 4년입니다. 「2년으로 줄었다더라」는 말만 듣고 서류를 준비하면 반려됩니다.

저희는 손해를 봅니다. 그래도 찬성합니다

먼저 이해관계를 밝히겠습니다. 으뜸안전기술은 건축구조기술사사무소이자 안전진단전문기관입니다. 기술사가 늘면 저희 경쟁이 심해집니다. 계산기만 두드리면 저희는 반대해야 하는 쪽입니다.

그런데도 찬성합니다. 이건 저희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산업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자격은 개인의 재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산업이 쓰는 인프라입니다. 도로나 상수도와 같습니다. 내 집 앞 도로가 좁다고 이웃이 못 들어오게 막으면 당장은 편하지만, 그 동네는 결국 비어 갑니다.

지킬 것은 문턱이 아니라 현장입니다

기술사 응시자격을 지켜야 한다는 분들의 말씀도 이해합니다. 4년을 채워 본 사람은 그 4년이 무엇을 만드는지 압니다. 도면을 몇 번 틀려 보고, 현장에서 깨져 보고, 그러다 보는 눈이 생깁니다. 그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다니 허탈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지키려는 것이 «자격의 무게»인지, «현장의 안전»인지.

둘이 같은 말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넘쳐서 문턱이 곧 품질이던 때입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문턱을 지키면 사람이 안 들어오고, 사람이 안 들어오면 지킬 현장이 없습니다.

진입을 막아 지킨 전문성은 그 세대와 함께 끝납니다. 지금 40대가 25만 명인데 60대가 27만 명입니다. 10년 뒤 이 서류에 서명할 사람을 지금 만들지 않으면, 그때는 문턱을 지킬 이유도 없어집니다.

자긍심은 어디서 오나

완화에 반대하는 글 중에 「기술인들의 자긍심과 기술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저희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자긍심은 들어오기 어려웠다는 사실에서 오는 게 아니라, 그 이름으로 무엇을 책임지느냐에서 옵니다. 기술사의 무게는 문턱이 아니라 서명란에 있습니다.

「부실 기술사가 늘 것」이라는 걱정에 대하여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요지는 「역량 검증 장치 없이 기간만 줄이면 부실 기술사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미국 PE 4년, NCEES 7년을 들어 국제 기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고, 학계와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서가 제출됐습니다.

이 걱정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이라기보다, 청년 기술인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성장할 경로를 만들자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붙일 사안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면으로 답하겠습니다.

첫째, 거르는 것은 기간이 아니라 시험입니다. 건설안전기술사 필기 합격률은 최근 2~5%대입니다. 2024년 제136회는 3,063명이 응시해 88명이 합격했습니다. 2.9%입니다. 「역량 부족한 기술사 양산」이라는 걱정은 시험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데, 100명 중 3명만 통과하는 시험에 그 전제를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사 응시자격 완화는 합격 완화가 아닙니다.

둘째, 「그 서류에 서명할 수 있는가」는 제도가 이미 따로 거릅니다. 안전보건대장 적정성 확인을 보십시오.

자격추가 경력 요건
건설안전 분야 산업안전지도사없음
건설안전기술사없음
건설안전기사+3년
건설안전산업기사+5년

근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55조의2

자격 등급이 낮으면 경력을 얹어야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가설구조물 구조안전성 확인은 한 겹 더 갑니다 — 기술사여도 직무 범위가 맞아야 하고, 시공사에 고용돼 있으면 안 됩니다.

미국 NCEES 모델법 (번역)

모델법은 응시자가 FE(기초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언제든 PE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각 주(州)가 허용할 수 있게 한다. NCEES는 「면허 취득 희망자가 PE 시험을 보기 전에 4년의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요건을 모델법에서 삭제했다.
원문 — The Model Law allows states to allow candidates to take the PE exam any time after they pass the FE exam. NCEES removed from the Model Law a requirement that licensure candidates must earn four years of experience before taking the PE exam.
출처: NCEES(미국 공학·측량 시험위원회) 모델법 개정 경과

미국은 기초시험(FE)만 통과하면 경력을 채우기 전에도 PE 시험을 볼 수 있게 바꿨습니다. 4년은 시험을 본 뒤 면허를 받을 때 확인합니다. 응시 문턱은 우리보다 먼저, 더 크게 열렸습니다. 「미국은 4년, 우리는 2년」이라는 비교는 서로 다른 단계를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문이 열린다고 길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2.9%는 그대로입니다. 2년으로 줄어도 준비가 안 되면 떨어집니다. 기술사 응시자격 완화는 기회를 «앞당겨» 줄 뿐, «쉽게»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다만 앞당겨지는 2년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서른에 시작할 수 있느냐 서른둘에 시작하느냐는, 그 사람이 이 업계에 남을지 떠날지를 가르기도 합니다. 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지금 기사 취득 후 2~4년차라면 기술사 응시자격은 아직 현행 기준(4년)이지만, 개정이 통과되면 곧바로 응시 구간에 들어갑니다. 재직증명서와 공사 참여 내역 같은 경력 증빙을 지금부터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정작 문이 열렸을 때 서류가 없어 한 회차를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기술사라면 — 자격의 가치는 응시자 수가 아니라 서명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합니다. 직무 범위와 독립성 요건이 있는 한, 자격자가 늘어도 할 수 있는 일이 곧바로 겹치지는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언제부터 시행되나요

A.입법예고는 2026년 5월 26일에 끝났지만 아직 공포되지 않았습니다. 의견 검토와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를 거쳐야 하므로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공포 전까지는 현행 기준(기사 취득 후 4년)이 적용됩니다.

Q.기능장도 함께 바뀌나요

A.같은 개정안에 기능장 응시요건 완화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 밖에 일학습병행 자격 종목 확대와 일부 종목 시험과목 개편도 포함됩니다.

Q.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재직증명서와 공사 참여 내역 등 경력 증빙을 미리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개정이 공포되면 곧바로 응시 구간에 들어가는데, 서류가 없어 한 회차를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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